
(체감기온은 43도까지 올랐다. 43도..???!!!)
+무지막지하게 더웠던 3일이었다. 어제는 정말 피크였는데, 거짓말 보태지 않고 태어나서 가장 더웠던 하루가 아니었다 싶다. 체감기온이 40도가 넘어가는걸 보고 뒤로 넘어가는줄.. 밖에 나가보니 이건 정말 사우나.. 이렇게 말로 설명하는게 참 부질없다 싶을정도로 더웠던 하루.
+이 나쁜놈의 기숙사에는 에어컨도 없지만, 그나마 내 방옆의 울창한 숲이 해를 가려주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조금 견딜만 한것이 위안이었다. 하지만 숲은 여러 생명을 잉태하고 관리하는 아름다운(...)곳이라, 새나 짐승들뿐 아니라 수많은 종류의 벌레들도 품고있기때문에 밤중에 창문을 열어놓았다가는 방 전체가 '벌레의 왕국'이 되기 십상이다(방충망이 있지만, 이것들은 어떻게든 들어온다ㅠㅠ). Extermination도 여러번 받고, 초음파로 벌레퇴치하는 장치도 3개(!)나 설치해 놓았지만 빛을 향한 벌레들의 열정은 아무것도 막지 못하는듯. 결국 밤에는 창문을 닫고 (ㅠ_ㅜ) 지내야하는 상황이라, 밤마다 밤마다 온몸은 땀으로 얼굴은 눈물로 적시며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방학도 벌써 반환점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Summer session 1도 거의다 끝나가는 시점이고 쉼없이 session 2로 넘어간다. 지난 1년동안은 공대 꼬꼬마들을 가르쳐왔는데, 꼬꼬마들의 물리에 대한 무지함과 학점에 대한 무심함에서 조금 벗어나고자 Pre-med 꼬꼬마들을 맡아봤더니.....물리에 대한 무지함은 더 심하고 학점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다. 이 두 요소가 시너지를 발휘하니 아주 죽을지경이다-공대 꼬꼬마들은 점수를 깎아도 학점에 대해 무심하기 때문에 클레임을 걸지 않는데, 이 프리메드 꼬마들은 0.5점만 깎아도 죽어라 달려든다. 그런데 왜 깎았는지 설명을 해줘도 영 못알아들으니 TA입장에선 정말 최악의 학생들인것이다.. 아예 똑똑한 얘들을 가르치던가 아님 학점에 쿨한 얘들을 가르치는게 제일 좋은듯. 문제는 session 2에도 pre-med 꼬꼬마들 ㅠ.ㅠ 그냥 죄다 만점을 줘버릴까 생각중이다.
+지도교수 사냥은 살짝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타겟 1 교수님은 놀고(...)계시느라 학교에 안계시고(근데 왜 메일도 안받으십니까..) 타겟 2 교수님은 이번주에 만나뵌다. 장론을 배웠던 교수님이라 낯도 익고, 워낙에 nice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우신 교수님이라 그렇게까지 긴장되진 않지만 그래도 만나보고 얘기를 해 봐야 알겠지. 지도교수를 잡으면서 계속해서 든 생각은, researcher로서 뛰어난 교수와 teacher(혹은 mentor)로서 훌륭한 교수, 이 둘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참 고민된다는 점이다. 둘 다 뛰어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러한(마치 파인만과 같은) 교수는 흔하지 않은것 같다(특히 이쪽 분야에서는). 여튼 잘되길 다시한번 속으로 기원해본다(RA를 향하여! TA싫어 ㅠㅠ).
+즉, 방학의 반을 지난 지금, 지도교수 사냥도 지지부진, 퀄 공부도 살짝 지지부진, TA도 재미없고, 날씨는 짜증나게 더운, 무의미하고 영양가 없는 방학을 보냈다고 생각하면서 자책중이다. 물론 나머지 반동안에는 지도교수사냥도 진전이 있을것 같고, 퀄도 닥쳐오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열심히 할것 같고, TA는 포기(..), 날씨도 좀 좋아질테고, 워크샾도 있을테니 좀더 바람직한 방학을 보내지 않을까 싶지만 말이다. 여튼, 지금까지의 방학은 어떻게 보면 얻은게 많지 않은데, 그나마 나에게 위안을 주는것은 이 기간동안 좋은 아티스트들을 많이 알아낸 것. 대표적인 3명(그룹)을 뽑아보자면 우리나라의 Epitone Project, 일본의 Be the voice, 또 일본의 Depapepe. 에피톤 프로젝트는 전 앨범을 들으면서 "이거야 ㅠ.ㅠ"하면서 눈물을 흘릴정도로 내 취향에 맡는 아티스트인데,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피아노곡, 발라드 곡들이 Toy의 그것과 다르면서도 참 비슷하다고 많이 느꼈던..(특히나 일렉트로닉 쪽) Be the voice는 역시나 우리나라의 CF(어느 cf인지는 모른다)에 삽입되어서 유명한 "Altogether Alone"을 우연히 듣고 좋아서 찾은 재즈 그룹인데, 다른 곡들도 너무 좋았다. Depapepe는 일본의 기타 듀오로, 친구 미니홈피 배경음악에서 들었던 'Yellowish Green'을 듣고 알게되었다. 한번 이 그룹들의 곡들을 소개해 본다.
(Be the Voice, 'Altogether Alone', Live in Korea)
(에피톤 프로젝트, '선인장')
(Depapepe, 'Canon')
+각설하고, 방학의 반이 지나도록 팽팽(정말 팽팽) 놀았으니, 나머지 반은 정말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이글을 쓰면서 한번더) 다짐하고 있다. 사실 찾고자 하면 내 주변에서 motivation을 수도 없이 찾을 수 있다-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야 겠다는 그런. 하지만 인간은 (혹은 나는) 자기합리화를 워낙 잘하는 동물이라 그 motivation들을 못본척, 잊은척 지나치는것 뿐이다. 아프더라도, 괴롭더라도 스스로를 좀더 자극하고 채찍질 하는것이 오히려 지금 더 만족스럽게 생활하는 거라고, 다시한번 되뇌여 본다.



덧글
Lucypel 2010/07/09 09:23 # 답글
좋겠다, 방학이구나. ㅠㅠ 나는 학기가 끝나자마자 학회와 실험으로 여기 저기 팔려다닌다. ㅠㅠ그나저나 교수님은, 견딜 수 있다면, 리서처를 잡는 게 좋을 듯. 단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 견딜 수 있냐는 단서임.
zephyrs 2010/07/09 10:20 #
나도 리서처가 땡기긴 한다. 그런데 견디고 말고의 문제보다는, 그 교수가 얼마나 서포트를 잘 해주고 이끌어줄수 있느냐의 문제여서 말이지-실험쪽이야 자의건 타의건 man power가 필요하니 학생들의 역할이 있는데 이론쪽은 교수가 잘 이끌어주지 않으면 학생은 낙동강 오리알 되기 쉽거든 ㅠ.ㅠ 여튼 실험하느라 고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