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Life

미국에서 인간답게 사려면 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그것도 사실은 지역차가 존재한다.

버클리나 보스턴등의 대학가는 사실 차가 없어도 충분히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휴양지에 가까운 롱아일랜드는 차가 없으면 인간의 존엄성에 커다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차가 없으면 장을 보러 가기도 힘든 나에게, 한아x마트의 배송서비스는 너무나 반가운 것이었다. 배송료가 10달러에 이르는 끔찍한 액수를 자랑하지만, 그래도 기숙사까지 배달해주는게 어딘가..한아x마트는 내 식품계의 구세주였다(물론 프로그램, 게임, 영화 등등의 구세주는 김대원,,,,이자리를 빌어서 감사감사).




어느날 마트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어떤 세트를 시키면 무려 박카스 한병을 서비스로 준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게다가 배송료는 무료! 한국에서 마셔온 박카스의 총 갯수가 10병도 안되는 나이지만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나..(무슨상관이지..?) 갑자기 박카스가 급하게 땡겨서 주문을 했다.


그리고 도착한 박카스.

(Bacchus-D. 바추스?)

그리고 적혀있는 이 문구. 손글씨도 아니고, 그냥 예의상 써놓았을..

그런데 이 순간 왜이리 찡했는지.



나, 앞으로 박카스 팬 될꺼야.



Edward Witten을 보다 Physics


들어가면서: 사실 포스팅 할만한 글감도, 내 능력도 안되지만 이 글을 기다리고 있을 단 두명을 위해서 한번 써 본다. 강연을 리뷰하기는 커녕, 거의 '위튼 관람기(?)'라고할만한 수준의 조악한 글이지만...




에드워드 위튼 Edward Witten. 물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혹은 입자이론물리를 하지 않는 물리학도라도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one of the greatest mind in physics. 

에드워드 위튼 (출처: 위키피디아)


오늘, Simons center 강연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당일이 되서야 그 소식을 알게 된 것은, 이 강연이 물리학과에서 주최된 것이 아니고 수학과에서 주최된 것이기 때문에 물리과 웹사이트에는 공지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위튼이 온다니! 전율을 하며 친구들과 함께 강연장으로 달려갔다.


입자이론은 수학을 도구로 사용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mathematical physics라고도 불리운다. 위튼은 입자이론중에서도 superstring theory의 대가이며,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Fields Medal 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즉...물리학자이긴 하나, 수학자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그런 분인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때문에 물리과가 아닌 수학과에서도 초청할 만한 위인이 바로 위튼이였고, 그래서인지 위튼의 강연은 계속해서 수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강연의 제목은 Analytic Continuation of Chern-Simons Theroy. 사실 제목을 보자마자 '.....저게 뭐야..'라고 중얼거렸다. Chern-Simons Theory는 매우매우 간략하게만 알고 있었던 이론이었다. 3차원의 topological quantum field theory....장론 수업을 따라가는데만도 헉헉거리는 대학원생 1년차에게는 버겁기 짝이 없는 주제였다.
특히나 강연은 physical한 의미를 다루기 보단 수학적 엄밀성과 의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사실 장론에서 physical한 의미를 찾겠다고 덤비는 내가 수준이 매우 낮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래는 이 강연의 abstrac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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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escribe how to use Morse theory or Picard-Lefschetz theory to analytically continue the Feynman path integral of three-dimensional Chern-Simons gauge theory outside of its natural realm of definition, in order to understand phenomena such as the volume conjecture.
출처: Simons Center (http://www.scgp.stonybroo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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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위에 뭐라뭐라 주절거려 놓긴 했으나,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난 이해 못했다'이다. 사실 강연을 갈때 이 강연을 이해하겠다..라기 보다는 위튼을 구경하러 가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했으니;


내가 지금까지 '대가'라고 할만한 사람들을 많이 봐온것은 아니지만, 보통 대가들의 분위기는 둘로 나뉘는것 같다. 첫번째는 매우 카리스마가 넘치고 포스를 내뿜다 못해 주위사람들에게 끼얹는듯한 사람들로, 강연을 할때에 '자, 이게 내가 주장이야. 내가 틀렸다고? 그럼 내앞에서 한번 증명해보던지. 덤벼보라고!'라는 듯한 분위기로 청중들을 압도하는 타입. 두번째는 뭔가 여유가 흘러넘치는 부류로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바야. 틀린거 같아? 그럴수도 있지~그런데 아마 내가 맞을껄?' 같은 느낌이랄까. 

위튼은, 전형적인 후자타입의 사람이었다. 목소리 부터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듯한 여성스러운 톤으로, 강연내내 미소를 띠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위의 두 타입의 공통점이라면 물론 '자신감'일 것이다-위튼역시, 매우 부드러워 보이는 외면 안쪽에는 자신이 하고있는 일에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것이 보이는 듯 했다.


강연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뭔가 들은 말 중에서 기억에 남는부분이 있다면 이것이다.

"여기까지가 이 식의 물리적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물리적 의미가 없어보이는 수학적 성질에 대해서도 살펴 봐야합니다. 그래야 이 식을 진정으로 알 수 있고, 거기에서 다시 우리는 식의 물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드워드 위튼의 강연은, 앞으로 수학과 긴 싸움을 해야 할 지 모르는 나에게 무엇인가 생각할 거리를 준 시간이었다.















월하의 노인과 연애시대 Life


전날 밤을 새서 피곤한데 TA는 빼먹을수가 없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실험실로 간다.

여전히 생각없는 학부생 꼬꼬마들은 시끄럽게 떠들면서 날 괴롭게 한다.

오늘의 실험은 Standing Wave. 구리선과 흰색실 두개로 각각 정상파를 만들고 각각의 선밀도를 구해보는 실험이다.

눈이 풀려가고 다리에 힘이 빠지지만 대충할 순 없다. 이게 돈을 버는 길인걸.

그런 내게 뭔가 낯이 익은, 혹은 어디선가 본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 본다.




(어디서 봤더라?)


일단 실험에서 사용하는 구리선 뭉치긴 한데..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안난다. 일단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저기서 날 찾는 꼬꼬마에게 가봐야한다.







집에돌아와서 쓰러진다.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나보니 이미 바깥은 깜깜하다. 이미 익숙하다-햇볕을 받으며 밖에서 피크닉가는 그런 생활은 포기한지 오래다. 아까 가져왔던 그 구리선 뭉치가 생각나 꺼내본다. 에이, 찌그러졌자나..다시 정성스럽게 편다. 그리고 생각해 낸다. 아, 월하의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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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의 노인이라는 얘기 아세요?
 
인연을 찾아준다는..
 
아이가 태어나면 월하의 노인이 아이의 새끼 손가락에 
빨간실을 묶는데요..
그 아이의 운명의 상대에게도...
그 운명의 실이 보이면 어떨까 싶어서요...
누가 누구의 짝인지 한 눈에 알면 참 좋을텐데..그쵸?

(드라마 연애시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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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야 워낙에 유명한 이야기이지만....저 빨간실 뭉치의 이미지는, 바로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봤던 그것이었다.



(연애시대 오프닝의 그 영상과 배경음악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저 장면이었던 다. 저 빨간 실뭉치. 손예진과 감우성의 손가락에 걸려있고, 그들 중간에서 허공을 맴돌던..






연애시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보기힘든, 이혼남과 이혼녀에 관한 이야기. 일본의 소설을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내용이야 이혼남과 이혼녀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힘들어 하다가 결국엔 다시 재결합을 한다는...그런 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자체는 뻔하지 않은데, 그것은 보통 연인의 헤어짐과 만남이 아닌, 이혼남과 이혼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손예진과 감우성의 연기는 워낙에 발군이며 이하나와 공형진의 역할과 연기또한 너무나 잘 어울린다. 말 그대로, 올스타의 명경기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드라마가 나에게 특히나 기억에 남는것은,

드라마를 볼 때의 내 상황도 영향을 많이 받았겠지만,

아마도 이 드라마의 '쿨하지 못한' 캐릭터들 때문이 아닐까. 


세훈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넌 맨날 쿨한척 해서 재수없어.'


나도 스스로에게 가끔 묻는다. '난 쿨한척 하는걸까 정말 쿨한걸까.'


결론은 언제나 '모르겠다 공부나 하자'로 끝나곤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면서, 아프면 울고 기쁘면 웃는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에 반한 스스로를 바라보면,

결국엔 그녀석 말처럼 난 그저 쿨한'척'한 속물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상처받기 싫어서, 상처를 받고도 상처를 받지 않았다는 듯이, 

'난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상처받기 싫어서 상대방을 다가오지 못하게 만드는 , 그게 나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연애시대를 보고 자야겠다. 정말 쿨한 내가 되지 못할거면, 드라마에서의 동진이나 은호처럼 솔직한 나라도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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